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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자이미지
  • 미역돌

    • 저자
      박은주
      페이지
      190 p
      판형
      140*195 mm
      정가
      12000원
    • 출간일
      2022-11-04
      ISBN
      979-11-6752-199-6
      분류
      문학
      출판사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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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2022 당진 올해의 문학인 선정 작품집. 사과 씨앗에 사과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는 것처럼 삶과 그리움이 가득 들어찬 수필집으로, 42편의 글이 실려 있다. 자신의 체험을 소박하게 진술하여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인생의 의미에 천착하면서 그리움과 사랑을 풀어낸 저자의 여운과 함축미를 지닌 이 글을 읽는 동안, 어느덧 작가의 삶의 여정에 동참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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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 눈을 감으면 파도 소리가 먼저 들려옵니다. 그 소리는 심장을 뛰게 하고 웃 고 울게 합니다. 아마 저는 뭍으로 올라온 인어 의 후손인 것 같습니다. 제 글은 그 바닷가에서 물거품처럼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 2005년 수필시대 수필 등단
• 2012년 제주영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
• 2013년 포항소재문학 수필 우수상
• 2014년 흑구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
• 2014년 농어촌문학상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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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달콤하고 쓸쓸한 것들

1. 대못
2. 정미소 풍경
3. 땅집할매
4. 미역돌
5. 구걸하는 여자
6. 허기
7. 마음에 자리가 없다면
8. 오어사의 배롱나무
9. 불안한 순간
10. 개기월식

2부
사과 씨앗에 사과나무 한 그루가 들어 있는 것처럼

1. 천문대 가는 길
2. 황토와 고구마
3.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며
4. 적산가옥 골목길
5. 감정 배설
6. 프레드릭처럼 살기
7. 멸치
8. 파스
9. 오리장림에 들다
10. 구걸하지 않는 여자

3부
날개 위에 햇살이 쏟아지듯

1. 외로운 갈매기
2. 멀미
3. 복숭아 통조림
4. 친구
5. 화분밭
6. 햇살 맛
7. 줄다리기
8. 연기
9. 뿌리
10. 서리
11. 눈

4부
마음에 들어온 것들

1. 소리길
2. 다락방
3. 백야
4. 불시착
5. 왼손잡이
6. 개미 가족
7. 견본
8. 타임머신
9. 어린 왕자의 엄마
10. 내 인생의 여름
11. 익어 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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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아버지는 기침을 달고 살았다. 약값이 무서워 병원에 가지 않고 하루하루를 버텼다. 감기로만 생각했지, 암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골골거리던 아버지는 꽃 피는 봄을 보지 못하고 겨울 찬바람 속에서 눈을 감았다.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육 남매를 위해 일만 하다 떠난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면 못이 박히듯 아프다.

대못을 떠올리면 입은 달콤하지만, 마음은 쓸쓸하다. 나이를 먹을수록 단맛의 추억보다 쓴맛 같은 그리움 때문에 자주 눈이 맵다. 중년이 되어 보니 태풍에 부딪히며 살다 떠난 아버지가 애처로워 더 그립다.

지금도 나는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다. 태풍은 올해도 잊지 않고 찾아왔다. 결실을 기다리던 농부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는 떠났다. 나는 바람이 잠잠해지면 바닷가에 나간다. 바다에 대못처럼 박혀 있는 갯바위를 바라본다.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가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그리운 길 하나를 낸다. 그리움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친다. (13-14쪽)

 

그때의 일을 잊지 못하신 듯 내가 첫아이로 딸을 낳았을 때 어머니가 가장 먼저 한 말이 미역국은 먹었느냐는 것이었다. 딸인 나를 낳고 죄인 취급을 받은 그날의 허기가 쉽게 채워지지 않았나 보다.

“너를 낳은 그해 미역이 참말로 좋았어. 장사꾼이 산후 미역까지 탐을 냈지만 내가 안 팔았지.”

팔순이 넘은 지금도 미역돌은 어머니의 든든한 주머니다. 나이 때문에 힘에 부치는 논밭은 남을 주었지만 돌은 아직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잠깐 일을 도와준 나는 힘들어 몸살이 나는데 어머니는 멀쩡하다. 벌써 돌매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니 내년에도 미역을 하실 모양이다. 발 위의 미역을 손질하는 어머니의 몸놀림이 미역돌만큼은 놓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바닷바람에 미역이 뽀송뽀송 말라 간다. 어머니의 손에서 미역이 먹음직스럽게 말라 간다. 햇살 고운 봄바람에 어머니의 지난 기억도 미역오리처럼 따사롭게 말라 간다. 먼바다에서 밀려온 파도 소리가 하얗게 말라 간다. (29-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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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2022 당진 올해의 문학인 선정 작품집
탄탄한 필력으로 바닷가의 삶과 그리움을 담은 수필집”

2022 당진 올해의 문학인 선정 작품집. 작가의 삶 속에서 우려낸 40편의 글을 담은 수필집이다. 특히 바다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삶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 있어, 글을 읽으면 바다 내음이 나고,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자신의 체험을 소박하게 진술하여 독자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줄 뿐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어 마음을 촉촉이 적셔 준다.
바다에 대못처럼 박혀 있는 갯바위를 바라보며 작가는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에서 아버지를 느낀다. 그리고 “갯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그리운 길 하나를 낸다. 그리움이 내 안에서 소용돌이” 치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바닷바람에 미역이 뽀송뽀송 말라 가는 장면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린 작가는 “햇살 고운 봄바람에 어머니의 지난 기억도 미역오리처럼 따사롭게 말라 간다. 먼바다에서 밀려온 파도 소리가 하얗게 말라 간다.”며 바다의 풍경을 묘사한다. 가히 서정적이고 따스하다.
작가의 필력이 탄탄하며 관조적이고 사색적인 수필이다. 삶의 의미로 언어의 속살을 채워 나가는 진실한 언어가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삶과 그리움이 가득 들어찬 이 수필집을 통해 공감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느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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