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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보의 화원을 거닐다

    • 저자
      홍희창
      페이지
      324 p
      판형
      152*220 mm
      정가
      16000원
    • 출간일
      2020-07-02
      ISBN
      979-11-5776-911-7
      분류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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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고려의 대표 시인 이규보가 사랑한 꽃과 나무를 대상으로 그의 시를 소개하고, 조경기사가 각각의 특성과 키우는 법을 덧붙인 시와 그림이 있는 식물 인문학 도서.
이 책은 800여 년 전 이규보가 살았던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 그가 가꾼 화원을 함께 거닐고 그의 시를 음미하면서 시작된다. 그가 노래한 꽃과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피며 각각의 특성과 고사, 키우는 법까지 상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마주하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가 독자 여러분께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로 자리 잡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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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꽃과 나무, 채소와 벌을 키우는 것을 좋아한다. 2003년 봄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시작한 이래 재미를 느껴 2012년 부산은행 지점장에서 퇴직한 후 아예 밀양 삼랑진으로 들어왔다. 1996년 부산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나 조경에 뜻이 있어 2013년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 2015년에 졸업한 후 조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동대학 일본학과를 졸업한 뒤 대형 번역회사 소속으로 일본어 번역을 하기도 했다. 집 울타리 안에 있는 텃밭인 ‘터앝’에서 수십 종의 채소와 백여 그루의 나무를 키우면서, 매주 ‘터앝을 가꾸며’란 연재물을 밴드와 은행 동우회 카페에 올리고 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 부산수산대학(현 부경대학교)을 다니던 시절, 대학의 신문사인 수대학보사에서 기자 생활을 하였고 교지 편집위원과 편집장을 지냈다. 1982년부터 부산은행에서 조사부, 은행부설 연구소, 전략기획부 등에 있으면서, 은행장 식축사 등 글을 쓰거나 일본 서적을 번역하기도 하고 조사지 등 책을 만들기도 했다. 귀촌한 뒤에는 반농반학(半農半學)을 모토로, 300여 평의 터앝을 가꾸면서 집 인근에 있는 부산대(밀양캠퍼스) 도서관의 우대회원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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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글

1_ 꽃, 오늘 밤은 꽃을 안고 주무세요
당나라 시대에 모란꽃 백 송이 가격이 비단 25필 값
향기롭고 고우며 추위를 견뎌 더욱 사랑스러운 국화
동전을 닮은 꽃, 금불초
눈 속에 피는 꽃 동백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선비들의 그림, 맨드라미
우리나라에서만 부르는 이름, 무궁화
박꽃은 노인
배꽃은 흰 눈처럼 향기로워라
배를 타고 복사꽃 피는 마을을 찾아서
봉황이 나는 듯한 모습의 봉선화
살구꽃, 이 봄에 구경하지 못하면 영원히 한이 되리라
연꽃은 진흙에서 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누가 그대를 불러 옥매화라 전하던고
나에게 작약은 없어서는 안 되는 꽃이지요
가시가 돋았다 해서 흠이 아닌 장미
그 마음이 아주 몹시 간절하여, 접시꽃
굶주린 아이에게 조팝꽃을 알리지 마라
패랭이꽃은 소년
황매화는 황금을 오린 듯

2_ 나무, 나부끼는 잎새는 구슬처럼 흩어졌어라
술 취한 양귀비 같은 해당
식물학상 풀에 가까운 대나무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하는 목련
한시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버드나무
봉황이 머문다는 벽오동
더디게 자라지만 이점이 많은 밤나무
정조 임금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석류
뽕나무를 심으면 쓰이기 쉬우나
대감 벼슬을 받은 소나무
탱자, 속에는 하얀 살도 있지만

3_ 과일과 채소, 한바탕 잘 먹은 그 은혜를
겉과 속이 똑같이 붉은 과일인 감
임금님의 하사품이었던 귀한 귤
기원전 4천 년 전부터 재배한 능금
백 가지 과일 중 앵두가 먼저 익어
자두가 번창하니 즐거움이 끝이 없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과일인 포도
고운 꽃 보고 열매도 먹는 가지
삼국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무
임금께도 바친 봄 미나리
문 닫아걸고 먹는 가을 아욱
물 안 줘도 오이 넝쿨 잘도 뻗어나네
밭에서 나는 달걀, 토란
잎을 따서 피리처럼 불었던 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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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모란은 고려로 넘어오면서 미인을 상징하고 부귀영화를 염원하는 꽃으로 상류 사회를 중심으로 더욱 사랑받으며 다양한 품종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기록으로 볼 때 고려인들은 특히 꽃이 화려한 모란, 작약, 연 등을 즐겨 심었는데, 이 중 궁궐 화원에 심긴 대표적 화훼류를 꼽으라면 단연 모란일 것입니다. 

고려 임금들의 모란 애호 또한 중국에 뒤지지 않아서, 예종(재위1105~1122)은 모란을 아껴 늘 신하들과 함께 이 꽃을 읊었습니다. 이규보는 모란을 무척 사랑하여 그의 문집에는 모란에 관한 시가 매우 많아 ‘모란시인’이라 부를 정도입니다. (p.18~19)

 

오색팔중산춘(五色八重散椿)이란 특이한 동백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한 그루에서 다섯 가지 색깔의 꽃이 피고, 꽃잎은 여덟 겹이며, 다른 동백처럼 꽃송이째 한꺼번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잎씩 떨어진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이 동백은 원래 울산의 학성(鶴城)이란 곳에 있던 것인데,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가져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바친 것입니다. 줄곧 지장원(地藏院)이란 절에 있다가, 그 후손이 되는 나무가 1992년 우리나라로 돌아와 울산시청 앞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p.43)

 

매화를 남달리 사랑한 인물로 중국에 임포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퇴계 이황(1501~1570)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이황은 매화에 대한 시 107 수를 지었는데, 이중 91수를 모은 것이 『매화시첩(梅花詩帖)』입니다. 

이황은 매화의 고고한 성품을 늘 곁에서 보고자 평생 매화분(梅花盆)을 가까이하며 정성을 쏟았고, 평소 매화를 매형(梅兄), 매군(梅君), 매선(梅仙)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梅寒不賣香(매화는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평생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생을 마감하는 유언으로 ‘분매(盆梅)에 물을 주라’는 말을 남길 정도로 애정이 남달랐다고 전합니다. (p.52~53)

 

목근이란 이름은 김소운(金素雲)이 쓴 서간체 수필인 『목근통신(木槿通信, 1951)』으로도 유명합니다. ‘일본에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副題)가 붙은 이 수필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일본에 대해 느낀 바를 진솔하게 적은 글로, 일본의 『중앙공론(中央公論)』에도 번역되어 실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런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00년경 애국가 가사가 만들어질 때 후렴으로“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들어가면서입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라를 상징하는 꽃으로 무궁화가 선택되었습니다. (pp.72~73)

 

앵두는 나무 열매 중 가장 먼저 익어 고려부터 조선 초까지 제사에 올릴 만큼 귀한 열매였습니다. 

조선 시대 임금들도 앵두를 즐겼는데, 세종(재위1418~1450)은 세자 문종이 따 온 앵두를 맛보고 세자의 효심에 크게 탄복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국조보감』 제8권 문종조에 보면 문종은 항상 후원에다 앵두나무를 심고 손수 가꾸어 잘 익으면 따다가 세종에게 올렸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이에 세종이 반드시 맛을 보고서 말하기를, “외방에서 올리는 것이 어찌 세자가 직접 심은 것만 하겠는가.” 하셨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 중 『문종실록』을 비롯해 여러 기록에 등장합니다. (pp.262~263)

 

신라 말 도선(道詵, 827~898)은 『도선비기(道詵秘記)』에서 “5백 년 뒤 오얏, 즉 이씨 성을 가진 왕조가 들어설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그래서 예언이 적중하지 못하도록 고려 중엽 이후에는 한양에 자두나무를 심었다가 벌리사(伐李使)를 보내 베어 내 왕기(王氣)를 다스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씨 성을 가진 이성계가 조선을 세워 도선의 예언이 실현되었습니다.

이처럼 자두나무는 조선 왕조에서 매우 의미 있는 나무입니다. 종묘제례악인 『정대업(定大業)』에도 “삼천 개의 열매 맺은 오얏이 번창하네. 오얏이 번창하니 즐거움이 끝이 없네”라는 가사가 등장합니다. 이는 오얏의 번창이 곧 이씨의 번창이라는 것입니다. (pp.27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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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이규보가 사랑한 꽃과 나무, 과일과 채소
조경기사가 들려주는 교양이 쌓이고 눈이 즐거운 식물 이야기”

지난해 꽃을 심을 때도 / 그대 마침 찾아왔었지 / 두 손으로 진흙땅을 파주고는 / 술을 마주 나누며 거나하게 취했었지 / 올해도 꽃이 한창 피자 / 그대 또 어디에선가 찾아왔구려

이 시는 「집정원의 장미 아래 술을 마시다」라는 제목의 시로, 스스로 정원을 가꾸면서 여러 꽃과 나무를 노래한 이규보가 꽃과 벗의 유별난 인연을 읊은 것이다. 고려 시대의 문인으로 많은 시를 남긴 이규보는 특히 식물을 사랑했는데, 조경기사인 저자는 그러한 그의 시로 식물 인문학의 입장을 알리며 우리를 800여 년 전 이규보가 살았던 시대로 안내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모란, 국화, 동백, 무궁화, 장미 등 20종의 꽃과 대나무, 밤나무, 소나무 등 10종의 나무, 그리고 감, 귤, 무, 아욱, 파 등 13종의 과일·채소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 곁에서 너무나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식물 이야기여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특히 이규보의 시뿐만 아니라, 퇴계 이황이나 백거이 등 유명한 분들의 시와 함께 신사임당, 고흐 등 국경을 뛰어넘는 화가의 명화까지 담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조경기사인 저자가 꽃과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펴 가며 각각의 특성과 고사, 키우는 법까지 상세히 알려 준다.
자, 이제 저자의 안내로 800여 년 전 이규보가 살았던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그래서 그가 가꾼 화원을 함께 거닐고 그의 시를 음미해 보자. 이 여행을 통해서 당시 사람들이 즐기던 꽃과 나무에는 어떤 게 있으며, 각각의 식물이 무엇을 상징하고, 또 우리의 선조들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알아보자. 나아가 우리 주변의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열매들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가기를, 그리하여 올해에는 우리 집 마당에, 옥상에, 혹은 베란다 한편에서 나만의 화원을 꾸며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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