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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버치

    • 저자
      양숙
      페이지
      148 p
      판형
      128*210 mm
      정가
      10000원
    • 출간일
      2018-09-27
      ISBN
      979-11-5776-625-3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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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양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꽃버치』.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식물이 모든 시에 등장하여 마치 식물도감을 펼쳐보는 듯하다. 순수한 식물도감보다 더, 식물이 살아서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다. 이 시를 통해 꽃말을 되뇌고 함께 감상하며, 더불어 사전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고운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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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배꽃 꽃그늘조차 고운 나주에서 태어나 손바닥만 한 땅이 있으면 먹거리를 심는 것이 아니라 꽃 한포기라도 심고 기르며 즐기는 것을 보고 자랐다.
『당신 가슴에』, 『하늘에 썼어요』, 『염천 동사』, 『꽃버치』 시집을 냈다.
이생진 시인을 모시고 詩로 仁寺島를 지키는 데에도 시간을 들이며 초등교사 퇴직 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인생 이모작을 즐기고 있다.
아 참, 사전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고운 우리말과 친해지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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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는 시 _나누고 싶습니다

1부_ 꽃달임
꽃달임
해바라기 결혼식
자작나무 숲에서
진달래
사스레피꽃 종
붉나무
봄 수를 놓다
별 대신
대나무 칼
나뭇잎 파문
나도 나무가
환호작약
술 덜 익은들
쭉정이 어머니
북돋아 주다
무청 시래기
당신 가슴에 4
도토리묵
꽃무릇 2
배롱나무 부부 사랑

2부_ 꽃버치
회양목
가시나무
꽃버치
보길도 동백
황산송
화엄사 흑매
식물적인 사생활
참나무 마음
담쟁이 쌈
궁궁이꽃
가을 초록
토마토
채송화에게
종로매
잡초라고
쌀밥 도둑
봄 걱정
두물머리 4
내통
잠식

3부_ 꽃모닝
감똘개
아까시 꽃보라
야호 호야
하얀 등꽃
해당화
안다
범부채 꽃밭에서
양지 아파트 봄
철학하는 나무
플랑보아양
할매꽃 2
꽃모닝
물쟁이 가을

호박손과 하이파이브
민들레꽃 거미줄

4부_ 꽃지랄
향유
고로쇠나무
영춘화(迎春花)
홍시와 풋감
조계사 회화나무
잡념
옥수수 하모니카
사월 목련
꽃지랄
꽃 허리띠
빌딩숲 청매
벚꽃 밥
까치밥
나무 살려
꽃도 떨고 있잖아
네 이놈!
오발탄과 향나무
얼릉 잠 피소

닫는 시 _‘더’ 사는 시인

해설_ 『꽃버치』 함께 감상하기(박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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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꽃버치

 

탱자나무 산울타리 안은 물론

뒷고샅까지도 위세 떨치며 너볏한

수탉의 볏 빨간 맨드라미 대엿 송이로

온 집안은 물론 동네 전체가 환해졌다

 

가을 땡볕에 토실한 씨앗들 내보내고 나니

색도 바래고 서리에 당당함도 허물어지려 한다

 

“거참 너볏하다” 자자하던 칭찬도 잦아들어

그냥 두기 아까워 모가지를 잘라

꽃버치에 담아 볕바른 창가에 두었다

 

망설이다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있던 씨앗들

겨우 코밑으로 토톡대며 출가라고 환호성이다

꽃버치가 가을을 품어 익혔다

 

(44쪽, 「꽃버치」 전문)

 

 

꽃달임 

 

어서 오시게나

매화의 꿈 영글기 전

달아나려는 향기

목 가는 백자 속에 잡아 두었고

진초록 남아 있는 텃밭

향기 짙은 들깨 꽃송이로

깨보숭이도 마련했네

따가운 햇살 받아

노오란 꿈 더해 가는

향기 짙은 감국(甘菊)도 준비했으니

예쁜 모양 살려 집어 주시게나

그저 가을을 품을

그저 가을에 취할

그저 가을에 젖을

마음 하나만 가지고 오시게

토방 댓돌 아래 귀뚜리는

버얼써 기다리는 눈치네

어서 오시게나

 

(12쪽, 「꽃달임」 전문)

 

 

꽃모닝 

 

첫새벽 목청 보이는 웃음

더 크게 벌리라 다그치지도 않고

바삐 진료 시작한 부지런한 벌들

“요건 더 닦아야겠고”

“흐음 이건 쓸 만하군”

‘으아하~’ 하품 인사도 받는다

 

뚜뚜따따 크게 불어 댈 필요도 없다

부지런한 이에겐 눈감아도 들린다

라데츠키 행진곡 힘찬 첫발

함박웃음으로 새벽 열어 주는

나팔꽃(morning glory)

 

꽃morning!

 

(86쪽, 「꽃모닝」 전문)

 

 

꽃지랄

 

채찍비 오시는 날

꽃잎끼리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다

 

영감탱이는

나오지도 않는 가래를

깊이 톺아 ‘퉤!’

발치 끝에서

불그스름한 게 번진다

 

흙탕물 뒤집어쓰고도

땅바닥에서 다시 피는

능소화 꽃을 보더니

 

“꽃지랄 잘들 한다”

 

(108쪽, 「꽃지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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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다양한 꽃과 식물을 시에 버무려 내다!
사계절 다양하게 피어나는 꽃들의 노래와 우리말의 만남”

양숙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꽃버치』에는 봄이 흐른다. 아무래도 ‘꽃’이 주는 이미지가 ‘봄’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리라. 그렇다고 봄꽃만을 노래하는 건 아니다. 사계절 다양하게 피어나는 꽃들의 노래로, 때론 여름처럼 달콤하고 때론 가을의 향기도 풍겨 오며, 겨울의 은율도 느껴진다.
이 시집에는 매화, 진달래, 영춘화, 작약 해바라기, 자작나무, 사스레피꽃, 붉나무, 복자기나무, 배롱나무, 두릅나무, 은행나무, 탱자나무, 궁궁이꽃, 아까시, 메꽃, 꽃무릇, 등꽃, 해당화, 범부채, 참나무, 회화나무 회양목 등등 목본 초본 가릴 것 없이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물이 등장한다. 그래서 마치 식물도감을 펼쳐 보는 듯하다. 순수한 식물도감보다 더, 식물이 살아서 가까이 다가오는 듯하다. 시를 쓰기 위해 식물 이름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식물들을 위한 시를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식물에 빗대어 세상사를 이야기할 때에는 눈앞에 식물이 그려지기까지 한다.

아울러 사전 속에서 잠자고 있는 고운 우리말과 친해지려 노력 중이라는 양숙 시인의 말처럼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고운 우리말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어 살려 내고 있음이 시 전편에서 읽힌다. 다양한 꽃과 식물을 시에 버무려 내는 시인의 요리법에 독자들이 꽃말을 되뇌며 함께 감상하는 동안 온통 봄의 꽃기운으로 가득해지는 따사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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