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도 이와 같다. 감정의 패턴은 외부에서 오는 말이나 행동 같은 자극에 대해 내부의 특정한 반응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늦게 일어났을 때 지각을 예상하며 불안하고 초조하고 좋지 않은 인상을 주게 될까 봐 염려하는 감정이 연속적으로 생긴다. 자신을 비난하며 지적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억울하고 속상하며 서운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교차한다. 뒤에서 안 좋게 평가하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들을 때 슬프고 속상하고 허탈하고 맥 빠지고 열 받는 감정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30쪽)
답답함이든 무력감이든 감정을 피하지 말고 온전히 느끼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감정은 마치 주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반려견과 같아서 알아주고 시간을 보내주면 스스로 가라앉는다. 그렇게 하지 않고 억압하면 속에서 쌓이게 되고 점점 압력이 커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폭발하게 된다. 감정을 온전히 느낀다는 말은 감정의 원인을 파악하라는 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느끼라는 말이다. 감정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으라는 뜻이다. 그 터질 듯한 에너지를 그대로 받아 안으면 그것이 사그라지고 더는 에너지로 남아 있지 않게 된다.
(91쪽)
중요한 것은 과거의 삶이 아니라 현재의 삶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지만 현재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선물과도 같다. ‘지금 여기에서’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은 삶의 중심을 과거나 미래에서 현재로 옮기는 것이다.
(159쪽)
욕구는 보편적이어서 누구나 연결될 수 있지만 수단은 그렇지가 못하다. 파괴적인 수단을 선택하면 연결은 끊어진다. 상대와 분리되어 인격체로 대우하지 못하고 대상으로 취급을 하며 통제하려고 한다. 반면에 좋은 수단은 연결을 더 단단히 만들어서 소통과 유대감을 더 키운다. 우리는 좋은 연결을 통해서 기쁨과 행복, 그리고 사랑을 알게 되지만 좋지 않은 수단에 의해서 불안해하고 실망하며 분노한다.
(178쪽)
온전함은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임을 자각함과 더불어 불완전함 속에서 존재의 고귀함이 충분히 드러나도록 존중과 믿음으로 자신과 타인을 대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어차피 해도 안 됨을 자각하는 자포자기나 무기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단지 완벽해지려고 하는 욕망을 포기할 뿐이다.
(1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