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뭔가 마음이 포근해지고 살맛나는 경험들을 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리라. 그러한 경우는 사람들에 따라서 여러 가지 사안과 정도에 따라서 느낌이나 강도가 다를 수 있고 때로는 상호 간에 기쁨과 고마움까지도 동반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세상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티 나지 않으면서 풍성하고 윤택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러한 것 중의 하나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66쪽)
꽃밭들의 온갖 꽃들이 자신의 고유한 자태로 우리들에게 아름다움을 주듯이, 우리들 마음밭의 각 마음들은 특성이 있어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그 특성대로 우리들의 삶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해 주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 생활인의 삶에 모든 마음이 중요하다는 전제하에 나는 그중에서도 ‘희망’이라는 마음에 대해서 나름대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서두에서 “희망이 없는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다.”라는 화두를 던진 연유이기도 하다. 나의 경험상,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히 있기 마련인 희망도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다고 생각된다. (86쪽)
옷을 벗는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만 보여 좀 안쓰러운 감이 들기도 하지만 자신의 멋있는 나신(裸身)을 그대로 보여 주는 거짓 없는 자태로 어떤 숭고한 모습들을, 그런가 하면 때론 하얀 눈으로 옷을 입은 크고 작은 군목(群木)의 모습들은 한(恨) 많은 인간 세상에 온통 뭇 치유천사(治癒天使)들이 내려온 모습으로 그야말로 평온한 천하의 장관을 펼쳐 보이기도 한다. 훤소한 서울 도심이 아닌 가평의 한적한 두메산골에서만 느끼고 맛보며 취할 수 있는 그윽하고 삼삼한 정취라고나 할까. 그러한 뭇 나무들, 사랑스런 나무들 중에서도 가평살이 중 유독 더 나의 관심을 끄는 나무 둘이 있으니 ‘엄나무’와 ‘자작나무’다. (130쪽)
나는 맑은 공기의 파란 하늘 아래 파란 잔디를 밟으며 함께 걸으면서 운동하는 파크골프가 좋다. 특히, 파란 잔디를 밟으면 발아래서 사각사각 들려주는 잔디의 행복스런 리듬 소리가 매우 마음에 든다. 잔디가 밟혔다가 일어나는 자기명(自起鳴)의 자존(自存) 소리로서 나의 두 귀에 엄청 향기로운 것이기에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필드에서 아내가 나에게 준 칠순 선물의 파크골프채로 파크골프 치는 나이 듦의 행복감에 마냥 젖어 보는 것이다. (155쪽)
실로 늘그막에 건강전선에 직면한 시니어 세대들! 하루하루를 건강관리에 최고 최선의 신경을 써야 하리라. 처한 환경과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 대처 방안이 있을 것이나 누구나에게 통용될 수 있는 방안이 있긴 하다. 그것은 바로 ‘지금·바로·현재를 즐겨라’라는 카르페 디엠을 한시라도 머뭇거리지 않고 실천하는 것이다. 자신에 최적(最適)하게 해야 함은 불문가지다. 나의 카르페 디엠 실천은 이렇다. 무슨 뾰족한 비법이 있는 건 아니고 공개하기에 좀 민망하지만…. (201쪽)
우리는 우뚝 펼쳐지는 웅장한 장관에 자연 감탄하며 트레킹을 시작했다. 걸으니 좀 피곤하기도 했지만 보이는 것이 절경이어서 인증샷을 하기도 하며 가이드를 좇다 보니 천관봉, 합장봉 등을 관람하고 백운암의 안내 표지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결국 전체가 아닌 일부의 영봉산만을 구경하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만족하였다고 생각되었다. 두 손을 모아 영원을 기원하는 합장봉(合掌峰)은 과히 천하일품으로서 우리 모두의 순연한 감탄을 자아냈다. 우리는 합장봉 사이에 오도카니 지어진 절에 돌계단을 타고 올라가 서로의 소원을 빌었고, 나는 작은 시주지만 시주를 하고 대한민국의 통일과 평화를 빌어 보았다. (2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