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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信), 언(言), 행(行)
거의 매일 좋은 예화들을 창작하거나 각색하거나 편집해서 페이스북에 올리시는 분이 있습니다. 건너 건너 친구 되는 분들과 SNS 친구 되는 분이라 한 해 전부터 저는 그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매일 올리는 글이 너무 좋아 탐독하고 때로는 다운로드 받아 저장도 해놓았습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올렸던 글들이 책으로 출간되어 한 권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는 그분과 친구 관계를 끊었습니다. 예의를 갖추어 왜 제가 단교하는지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끊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그분의 글이 보기 싫어졌습니다. 그분의 미소 짓는 모습의 사진이 왠지 역겨워졌습니다.
제게 다른 SNS 친구가 있습니다. 일 년 전에 친구 삼은 페이스북의 절친 중 한 분입니다. 이분은 시를 사랑하며 사는 분입니다. 아름다운 시어로 삶을 녹여내는 시쟁이입니다. 말씀대로 살기를 사모하는 예수꾼입니다. 그런데 가끔 그의 언어에는 각혈이 배어 나왔습니다. 가슴 한편에 가득 응어리진 분노가 표출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이분이 제게 정중하게 친구 관계를 끊었으면 하는 간접의사를 문자로 보내왔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분은 앞 분이 목사로 있는 교회의 권사였습니다. 목사의 치리로 교회에서 쫓겨났습니다. 이 세대의 양의 탈을 쓴 이리 같은 목자의 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의 글을 좋아하고 동조하는 저와 친구하는 것이 싫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예를 갖추어 정중히 친구 끊기를 청했습니다. 그동안 그분에게 교회로 인해 아물지 않은 생채기가 있는 줄 알았지만 앞 분으로부터 받은 것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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