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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치의 바다

    • 저자
      신아연
      페이지
      170p
      판형
      129 * 186 mm
      정가
      11,400원
    • 출간일
      2017-08-01
      ISBN
      979-11-5776-465-5
      분류
      문학
      출판사
      책과 나무
    •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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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삼국시대 이전부터 독도를 까맣게 덮었을 정도로 그 수가 많았으나 일본 강점기 때 멸종된 독도 강치. 무자비한 도륙과 처참했던 대학살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어린 강치 한 쌍이 천신만고 끝에 호주 연안에서 구조되고, 일생을 동물원에서 보낸 후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강치를 고향 독도로 돌려보낸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끝없는 인간의 탐욕으로 희생된 동물들을 애도하며 생명의 존엄성과 그 고귀한 가치에 대해 말하고 있는 생명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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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나온 후 호주동아일보와 호주한국일보 기자를 지내고, 지금은 자유칼럼그룹과 자생한방병원에 기고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사임당의 비밀편지』를 비롯, 『내 안에 개있다』 『글 쓰는 여자, 밥 짓는 여자』 『아버지는 판사, 아들은 주방보조』 『심심한 천국 재밌는 지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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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the sea of Gangchi … 4
| 추천사 | 씨알의 바다 … 6
| 시작하며 | 강치의 바다 … 10
| 등장인물 | … 13
성숙의 바다
#1. 빨간 트라우마 … 18
#2. 프리마돈나 … 23
#3. 입맞춤… 38
#4. 거대한 속임수 … 43
#5. 은근의 바다 … 49
울분의 바다
#6. 그냥의 독설 … 56
#7. 명이의 꿈길 … 62
#8. 강치의 천국 … 65
#9. 트라우마의 그림자 … 70
#10. 학살의 기억 … 72
#11. 홀로코스트 … 79
#12. 구사일생 … 85
진통의 바다
#13. 독도 탈출 … 92
#14. 푸른 눈동자 … 97
#15. 인간의 탐욕 … 101
#16. 명이와 자연 … 108
#17. 절체절명 … 115
#18. 죽음의 위기 … 121
#19. 호주 골드코스트 씨 월드 … 129
#20. 자연의 최후 … 132
사랑의 바다
#21. 잠행 …142
#22. 다니니까 길이더라… 148
#23. 완전한 작별 … 153
#24. 생명과 LOVE … 159
#25. 돌아온 독도 강치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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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소개
붉은 바닷물이 명이네 보금자리로 밀려들어 온다. 걸쭉하고 탁한 붉은색과 비릿한 냄새에 알 수 없는 악취가 섞여 있다. 자신의 하얀 솜털을 휘감아 오는 끈적임에 명이는 진저리를 친다. 명이는 어느새 불그죽죽한 빛깔의 흉한 아기로 변했다. 동굴 입구로 검붉은 반점이 군데군데 섞인 허옇고 벌건 덩어리가 둥둥 떠내려간다. 냄새와 끈적임의 정체가 저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어린 명이의 머리에 언뜻 스친다.
바람을 타고 “아윽 아윽” 하는 슬프고도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 덩치 큰 어른 강치들의 처절한 울음 속에 가녀리고 애처롭게 울부짖는 아기 강치들의 공포에 찬 신음 소리가 섞여든다. 가제바위 저 너머에서 강치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강치 사냥꾼들의 학살이 하루 종일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린 명이는 알 턱이 없다. - 79~80쪽
강치들은 작살을 몸에 꽂은 채 죽어 가는 상태에서 머리부터 꼬리 쪽으로 죽죽 가죽이 벗겨진다. 강치들의 붉은 피가 바위와 해안 풀숲을 흥건히 타고 내린다.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들은 산 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살이 도려내진다. 뒤이어 그물 속 어린 강치들의 분류 작업이 시작된다.
친구들과 부모들이 처참하게 죽어 가는 모습에 이미 정신을 잃고 숨이 멎어 버린 강치들도 있다. 하얗고 윤기 흐르는 털은 피로 물들어 이미 붉은색으로 변했다. 엄마 강치들의 우아한 털도 온통 핏빛으로, 아빠 강치들의 검고 건강한 피부도 피칠갑을 한 상태다. 드디어 명이의 오빠에게 작살이 꽂혔다.
자연은 명이의 엄마, 아빠, 그리고 자신의 부모들이 차례차례 학살되는 것을 이미 지켜보았다. 명이 엄마의 머리에 몽둥이가 내려쳐질 때 자신과 잠시 눈이 마주쳤다. 끔벅끔벅 의식을 잃어 가는 명이 엄마의 눈에 피눈물이 괴면서 무언가를 간절히 말하려고 한다는 것을 자연은 느낄 수 있었다. - 87~88쪽
“좋아요. 그렇다면 왜 우리를 일부러 잡아 와 놓고 잘 돌봐 준다고 하나요? 우리는 어차피 평화롭게 잘 살고 있었어요. 우리 중 누가 여기 오고 싶다고 한 적 있나요? 이곳은 마치 부모에게서 아이를 빼앗은 후, 자기 딴에는 정성껏 돌보는 유괴범의 소굴과 같아요. 그것이 어떻게 사랑인가요? 또 우리를 인간들이 보기 원했다고 핑계를 대겠죠? 그러면 인간들이 우리를 만나러 올 수는 없었나요? 아프리카에 와서, 바다 깊숙이 들어와서 우리들을 볼 수도 있었잖아요. 우리는 인간을 구경하려고 인간 엄마에게서 아기를 빼앗아 아프리카로 데려오지는 않잖아요. 바닷속으로 강제로 끌고 가지도 않잖아요. 인간들은 다만 우리를 잡아다 보여 주면서 돈을 벌고 싶을 뿐인 거잖아요.”- 103~104쪽
“생명아, 너는 할 수 있다.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할 수도 있을 거다. 바다로 나가게 되면 그간 네가 헷갈려하고 혼란스러웠던 일들에 저절로 답이 주어질 거란다. 왜냐하면 늘 말했듯이 바다는 생명이 처음 탄생한 곳이기 때문이지. 바다는 네게 생명을 나눠 주었단다. 그래서 넉넉히 너를 다시 품어 안을 거고, 거기서부터 너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될 거야.”- 143~144쪽
“생명아,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도 괜찮다. 그리고 아예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엄마 아빠가 평소에 한국말로 대화하는 걸 너도 다 알아들었잖아. 대한민국 가까이만 가면 사람들이 너를 반길 거야. 아마도 부산이었던 것 같아. 부산, 울릉도, 독도 이렇게 올라가면서 한국 관광객이나 어부들을 만나게 될 거야. 한국 사람들은 우리가 독도의 주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단다. 그리고 우리를 몹시 그리워하고 있지.
다만 일본을 지날 때는 조심해야 한단다. 일본이 우리를 학살한 것을 진정으로 뉘우치고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네가 모습을 드러내면 또 어떻게 나올지 모른단다. 다행히 너는 남자라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하얀 털 강치는 아니고, 지금이야 전쟁 때가 아니니 가죽이나 기름을 얻자고 너를 잡지는 않을 거야.”- 152쪽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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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지금은 멸종되었지만 한때 독도의 주인이었던 바다사자, 강치
역사의 한 장면을 동화의 형식을 빌려 아름답고 슬프게 그린 생명소설”
문화관광체육부과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된 『내 안에 개 있다』의 저자 신아연이 『사임당의 비밀 편지』에 이어 쓴 두 번째 소설.
학살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강치 한 쌍이 호주 씨 월드에 의해 구조되어 동물원에서 공연하며 지내다, 아들 강치를 낳는다. 아들 강치만은 답답한 동물원에서 살지 않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몰래 동물원을 탈출시키고, 아들 강치는 다시 고향 독도를 찾아 먼 여정을 떠난다. 이 책에는 강치뿐만 아니라 침팬지 등 다른 동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도 함께 싣고 있어,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1900년대 초까지 독도의 주인이었던 바다사자, 강치. 일제 강점기 때 일본으로부터 잔혹한 최후를 맞이하며 1950년대 중반에 완전히 멸종되고 말았다. 이 책은 그런 강치를 주인공으로 인간의 잔인성과 생명의 존엄성을 그리며 인간의 탐욕으로 희생된 강치를 애도하는 동시에, 뼈아픈 역사의 한 장면을 그려냄으로써 자칫 왜곡될 뻔한 역사를 바로잡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인간의 이기심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 강치와 독도, 그리고 그 역사에 대해 바로 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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